이나영 작가(b.1986)는 Kingston University 석사 졸업 후 80-90년대 어린 시절의 기억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.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을법한 오래된 사진 앨범 속에 담긴, 기록하고자 하던 순간의 옛 기억들이 인화된 이미지로 간직되어 있는 이야기를 현재로 불러냅니다.
산뜻한 색감이 깊게 묻어나오는 노스텔지어(nostalgia)의 심상은 작가의 개인의 기억에서 시작이 되어 점차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억과 감정으로 확장이 됩니다. 언젠가 느꼈지만 지나쳐버린 감정과 경험을 환기시키며 누구에게나 그 시절이 존재했고, 그 시절들이 현재에 닿기까지의 과정에서 변화가 있음을 의식하게 됩니다.
이나영, Lemon Tree 레몬나무, 장지에 동양화 물감, 2023, 40.7x40cm
이번 전시에서는 "과일나무숲", "오후의 아이들", "네버랜드"라는 세가지 시리즈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. 푸른 숲과 싱그러운 꽃들, 작은 곤충의 모습이 우리에게 미소를 머금게 했던 기억, 그 순간들은 지금까지도 마음 속에 담겨있습니다. 시절의 기억이 우리가 있는 지금에 닿아 새롭게 구성되며 특별한 감상을 선물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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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사는 주변 곳곳에는 버려진 공간들이 있다. 오랜 시간 방치되거나 활용도가 없어진 공간들 말이다. (중략) 철문 위로는 매년 아름다운 장미가 무심히 자라고 새들과 고양이들이 왔다 갔다 한다. 그 안에서 벌어질 이야기를 상상한다.